"으음……." 요란스럽게 울리는 알람 소리에 먼저 눈을 뜬 건 카즈나리였다. 유행하는 아이돌 노래의 첫 소절이 끝나기도 전에 다급하게 핸드폰을 찾아낸 건 그리 큰 이유가 아니었다. 행여 노랫소리에 잠이 깨버렸을까 슬쩍 제 옆의 상대를 바라보는 카즈나리의 시선은 유독 조심스러웠다. 걱정과는 다르게 두 눈을 꼭 감은 채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얼굴이 보이자 그는...
톡톡 거리며 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빗방울은 마치 자신의 방문을 알리는 노크 소리 같았다. 잔잔하게 카페 안을 흐르는 노래에 불쑥 끼어들은 한 줄기의 빗소리는 본래의 선율을 흩트리는 법 없이 그저 묵묵히 자신의 연주를 이어갔다. 그 탓인지 대본을 체크하던 츠무기가 그 소리를 깨달았을 때, 빗줄기는 이미 처음 내리기 시작했을 때보다 제법 굵어져있었다. 분명 ...
“역시 꽃놀이는 흥겹군! 이유 없이 사람을 두근거리게 하는 게 꼭 마법 같지 않나?” “아리스는 마법이나 괴담 같은 건 안 믿는 쪽 아니었어?” “크흠, 그것도 다 옛날 일이군.” 뭐, 그런 일도 있었고 말이지…. 혼자 뭘 그렇게 떠올리는지 작게 웃음을 띠우는 호마레의 모습에 히소카는 저도 모르게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. 어차피 물어봐도 또 다른 이야기만 잔...
“츠즈룽, 생일 축하해~!” 귀가하자마자 본인의 방보다 102호실에 먼저 들이닥치는 카즈나리의 행동은 언제나와 같았다. 다만 평소와 다른 점이라면 오늘은 ‘언제나’보다는 조금 더 특별한 날, 츠즈루의 생일이라는 점이었다. 보기 좋게 맞물린 휴강으로 평온한 독서 시간을 갖던 츠즈루 역시 예고 없이 방안에 울려 퍼지는 카즈나리의 목소리는 이미 익숙했지만, 1년...
“있지, 츠즈룽은 키스해본 적 있어?” “……또 무슨 이상한 소리임까?” 그리고 있든지 없든지 당신한테는 왠지 말해주기 싫어요. 노골적으로 싫은 기색을 비추는 츠즈루의 표정에 카즈나리는 어쩐지 더욱 더 그 화제에 파고들고 싶었다. 장난기가 발동해 씨익 올라간 입꼬리를 감출 생각도 없이 키스, 키스, 몇 번이고 연호하는 카즈나리의 행동에 츠즈루도 상당히 지친...
똑똑. 노크 소리가 울림과 동시에 방안에서는 “네!”하고 기운 넘치는 대답이 들려왔다. 정말 언제 들어도 밝은 목소리다. 방 주인의 허락이 떨어지자 이타루는 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섰다. 그러고 보니 저 목소리를 듣게 된 것도 벌써 1년이 넘었구나. 처음 그와 만났을 때만 해도 자신이 남들과 함께 단체 생활을 하며, 하물며 연극을 시작하게 될 줄은 꿈에도 ...
“……기, 츠무기.” 아직 가시지 않는 피로 위로 익숙한 목소리가 몇 번이고 제 이름을 불렀다. 평소보다 몇 배는 무겁기 짝이 없는 눈꺼풀을 겨우 치켜뜨고 나서야 츠무기는 목소리의 주인이 타스쿠라는 걸 깨달았다. 머리맡의 난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여전히 누워있는 자신과 다르게 몸을 일으켜 걱정스럽게 자신을 쳐다보는 그의 모습에 츠무기는 의아함을 느꼈다. 평...
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나 봐요. 심장이 막 두근대고 잠은 잘 수가 없어요. “달구경 가지 않을래?” 갑작스러운 츠무기의 방문은 반리에게 있어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. 앞뒤 다 생략한 채 이유를 알 수 없는 본문만 명료하게 전하는 그의 모습에 반리는 조금 당황스러운 기색을 띠었다. 그는 진즉에 잠들었을 쥬자 쪽을 힐끔 쳐다본 다음, 다시 츠무기에게로 시선을...
“반-리-군-!” 한 글자 한 글자 분명하게 끊어 말하는 모습이 퍽이나 귀엽다. 한참을 멍하게 앉아있었던 반리였지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제 이름을 부르는 츠무기에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. 자기가 여기 있다는 건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, 아니면 우연히 지나가다 발견했는지. 어느 쪽이든 반리에겐 좋은 일이었다. 정말, 몇 번이나 불렀는데- 반리 군은 게임 집중...
한참을 시계탑 밑에서 서있던 츠즈루는 연신 울리는 진동에 휴대폰을 꺼내들었다. 끊기질 않는 진동에 순간 전화라도 온 줄 알았네. 잠금 화면에 가득 떠있는 [카즈나리 미요시☆]라는 대화명에 츠즈루는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. LIME 대화창을 열자마자 보이는 ‘늦어서 미안피코!’, ‘곧 도착하니까 어디 가면 안 돼!’ 등의 다급한 말투에 츠즈루는 풋...
“이타루 씨, 어서 오세요!” “어라, 사쿠야, 수고-” 현관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모습에 이타루는 살짝 놀랐다.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귀가했다고 생각했는데, 그 바른 생활 학생인 사쿠야가 아직도 깨어있다니. 내일도 등굔데 이 시간까지 깨어있어도 괜찮은 걸까, 그런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상대가 사쿠야니까 아무래도 좋을 것 같았다. 스스로도 잘 하니까. 오히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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